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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배경

 

이번 기사는 온라인 참여형 백과사전 나무위키에서 본인 관련 정보 삭제를 요구하는 요청이 최근 10년 사이 급증했고, 그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알 권리 사이의 충돌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나무위키에 접수된 게시 중단 요청은 2015년 10건에서 2025년 251건으로 25배 이상 늘었다. 2024년에는 300건을 넘겼고, 2026년에도 4월 기준 이미 85건이 접수된 상태다.

이 수치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무위키가 단순한 커뮤니티형 위키를 넘어 사실상 개인 평판과 공적 검증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 인프라가 됐다는 점이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을 검색하면 나무위키 문서가 검색 상단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고, 그 내용이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대중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예전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글 정도로 취급되던 것이 이제는 사실상 개인의 디지털 평판 기록처럼 작동하게 된 셈이다.

 

개인정보 침해 쟁점

 

이번 사안의 핵심은 나무위키 문서가 단순한 정보 정리가 아니라, 개인에 대한 사실, 평가, 추정, 사생활이 뒤섞인 디지털 프로필처럼 기능하고 있다는 점이다. 삭제 요청 사유는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개인정보 노출 등으로 다양해졌다. 문제는 이 세 가지가 실제로는 명확히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실명, 직장, 과거 이력 같은 정보는 공개된 사실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맥락 없이 재배열되거나 추정성 서술과 결합되면 단순 정보 공개를 넘어 평판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이 지점이 나무위키 문제의 핵심처럼 느껴졌다. 개인정보는 공개된 사실도 어떤 방식으로 재구성되느냐에 따라 충분히 인격권 침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사에 나온 인터넷 방송인 사례처럼, 활동을 중단한 뒤에도 과거 정보가 반복적으로 재작성되고 삭제를 거듭하는 구조는 이른바 ‘잊힐 권리’ 문제와 맞닿아 있다. 이미 공개된 정보라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 공익성이 약해졌고, 본인의 현재 삶에 지속적인 불이익을 준다면 그 정보 노출을 계속 정당화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관련 규범을 찾아보며

 

이번 사안은 개인정보 보호법만으로 단순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사례다. 나무위키 문서에는 개인정보, 공개정보, 평가, 의견, 명예훼손 요소가 혼합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무적으로는 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법상 임시조치, 민법상 인격권 보호, 명예훼손 법리, 그리고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가 함께 충돌한다.

기사에서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인터넷에 공개된 정보의 삭제 여부나 공인 정보의 공개 범위에 대해 법에 명시된 일률적인 기준은 없다고 밝힌 부분이 특히 중요하게 느껴졌다. 개별 사안마다 공익성, 공공성, 정확성, 시간 경과, 정보주체의 지위 등을 비교형량할 수밖에 없다.

이 구조는 원칙적으로는 맞지만, 실무적으로는 굉장히 불안정하다. 기준이 유연하다는 건 상황에 맞는 판단이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정보주체 입장에서는 무엇이 삭제되고 무엇이 남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삭제 판단 기준이 아직 충분히 구조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판단이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제도적 의미

 

이번 사안의 제도적 의미는 개인정보 보호 논의가 더 이상 단순 유출·노출의 문제에 머무르지 않고, 디지털 기록의 지속성과 평판 통제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나무위키에 실리는 정보 중 상당수는 완전히 비밀인 정보가 아니라 이미 공개된 사실들이다. 그런데 그 정보가 검색 상단에 구조적으로 노출되고, 반복 인용되며, 반영구적으로 재생산되는 순간 문제의 성격이 달라진다.

또 나무위키처럼 해외에 서버를 둔 참여형 플랫폼은 작성자 특정도 어렵고, 국내법 집행도 쉽지 않다. 삭제 요청 절차는 있어도 강제력은 제한적이고, 임시조치 이후 재작성도 가능하다. 결국 제도는 존재하지만 실효성은 약한 구조라는 점도 이번 사안의 중요한 한계로 보였다.

 

내가 배운 점

 

이번 기사를 보면서 이미 공개된 정보라도 검색 가능성, 재구성 방식, 노출 지속성에 따라 전혀 다른 침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잊힐 권리가 과거 정보를 완전히 없애느냐가 아니라, 지금도 그 정보가 계속 공개될 정당성이 있는지를 다시 묻는 문제에 가깝다고 느껴졌다.

 

내가 개인정보보호 책임자라면

 

만약 내가 플랫폼의 개인정보보호 책임자였다면, 삭제 요청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일괄 삭제나 일괄 유지가 아니라 판단 기준의 구조화라고 생각한다. 공인 여부, 정보의 공익성, 사실 적시 여부, 시간 경과, 사생활 침해 가능성, 현재 시점의 필요성을 기준화해 최소한 예측 가능한 심사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처럼 개별 판단만 반복되면 분쟁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

또 정보 삭제가 어렵다면 최소한 검색 노출 완화, 민감정보 비식별화, 사생활 영역 분리 같은 중간 단계 조치도 더 적극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디지털 기록은 완전 삭제와 완전 공개 사이에 훨씬 더 다양한 조정 방식이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정리하며

 

이번 나무위키 삭제 요청 급증 사례는 개인정보 보호 논의가 단순 유출에서 디지털 평판과 잊힐 권리 문제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 공개된 정보라도 검색 상단에 장기간 노출되고, 반복적으로 재구성되며, 당사자의 현재 삶에 영향을 미친다면 단순 공개 정보로만 보기 어렵다. 반대로 공인 정보나 공익적 검증 영역은 무조건 삭제할 수도 없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례를 보며 개인정보 보호의 핵심이 비밀 보호에서 맥락 보호로 옮겨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하는 입장에서도 이제 중요한 건 정보가 공개됐는지 아닌지만이 아니라, 그 정보가 어떤 맥락으로 얼마나 오래 소비되는가라는 점을 더 함께 봐야 한다고 느꼈다.

 

참고 자료
  • 파이낸셜뉴스, 「"지워달라" vs "알 권리"…나무위키 삭제 요청 10년 새 25배, 제도는 제자리」, 2026-05-03.

 

기사 원문 

 

https://www.fnnews.com/news/202604252356473948

 

"지워달라" vs "알 권리"…나무위키 삭제 요청 10년 새 25배, 제도는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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